척추측만증 진료 후기(고대구로)

2021년 8월 학교 건강검진에 있는 x-ray 촬영 후 아이가 척추측만증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의사쌤이 그다지 심각하게 말하지 않아서..(정확한 워딩은 정형외과에 한 번 가보시던가..였던걸로--;;),

남편이 척추측만증이 있었다가 그냥 좋아졌다고 해서..

한참 기승이던 코로나 상황에 대학병원 가기가 꺼려져서..

이런저런 이유로 추가 진료받으러 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유명하다는 고대구로 서승우쌤이 유튜브에 올려놓은 운동법 찾아서 같이 하려고 했고, 걷기나 바른 자세 등 많이 얘기했지만 아이에겐 잔소리로 들렸을 뿐이었던 것 같다. 한 달 전쯤 아이 자세가 많이 비대칭 같다는 얘기에 동네 정형외과 갔더니 측만 각도가 30도라며 대학병원 진료를 권유했다. 작년에 추가로 x-ray 찍어봤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얘기에 시간을 돌리고 싶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ㅠ

측만증 카페가 있기에 가입하고 글들을 보다 보니 보조기 착용이 엄청 험난한 과정이란 걸 알게 됐다. 당장 통증이 없으니 답답하고 아픈 보조기를 안 하려 하는 아이들과 어떻게든 채우려는 엄마들과의 싸움? 그리고 보조기 몇 년 하면서 각도가 조금씩 좋아지다가 성장 마무리되고 보조기 빼도 된다 해서 뺐다가 몇 달 지나니 다시 원래 각도로 돌아갔다는 글도 있었다.

아이 나이가 성장이 얼추 마무리되는 나이 같아서 밤 보조기라도 하라고 했으면 하는 마음 반, 이미 늦었으니;; 보조기 없이 운동만 하라고 했으면 하는 마음 반으로 고대구로 진료를 예약했다. 처음 예약은 제일 빠른 게 9월이었으나 간간이 전화로 문의하다 보니 취소 자리가 나와 일찍? 다녀올 수 있었다.

처음 진료 시 필요한 서류는 진료의뢰서, 부모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아이가 미성년이므로), x-ray cd이다.

본관 1층 '처음 진료 오신 분'으로 가서 진료카드 만들고 진료비 수납, x-ray 등록을 하고 정형외과 외래로 간다.

정형외과에서 x-ray 처방해 주면 다시 수납하고 x-ray 촬영. 전신사진 앞뒤, 누워서, 옆모습 등등 많이 찍느라 촬영 시간만 10분은 걸린듯하다. 후크 없는 브라, 지퍼 없는 바지 등을 입고 가면 환복없이 촬영해서 편할듯하다.

x-ray 촬영하고 다시 정형외과로 가서 대기하다 진료실에 들어가는데 우선 '운동사'라고 쓰여있는 가운을 입은 분이 측만 각도를 재고 그동안의 x-ray 사진 등을 보며 설명해 준다. 21년에 바로 왔으면 보조기 했을 거고 지금보다 좋아졌을 수도 있다라는 말에 또 한 번 아쉽긴 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찍은 x-ray는 다시 각도를 재니 35도 정도라고 했고 당일에 찍은 x-ray로는 40도. 서승우쌤이 들어온 후 38도라고 수정해 주셨다. 촬영 자세나 재는 사람에 따라 5도까지는 편차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나이가 보조기 하다가도 뺄 나이라(risser sign 성장 4단계-골반뼈 머리 쪽을 보고 판단하는 듯) 보조기 얘기는 없었다. 대신 좌우 골반 높이가 1.5cm 정도 달라서 교정하고 x-ray 촬영 후 측만 각도에 효과가 있으면 깔창을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다시 수납 후 x-ray 촬영을 했다. 이번에는 짧게 끝났고 왼쪽 발밑에 1.5cm 정도 막대를 넣고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교정(왼쪽 발아래만 1.5cm 높여 준거) 후 x-ray 상의 측만 각도는 30도. 깔창 효과는 있으나 갑자기 높아진 발에 적응이 안 되는지 전체적인 밸런스는 오히려 안 좋아 보인다고 왼쪽 1cm 깔창 처방이 나왔다. 깔창 착용하고 운동하면서 5개월 후 다시 진료 보기로 하고 나왔다. 진료 중간중간 운동사라는 분이 아이가 앉아있는 자세에서 중심 잡는 법? 을 직접 알려줬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30도 나온 거라 그보다 큰 각도를 예상하긴 했지만 38도! 그리고 보조기 착용하기는 이미 늦었다는 말에 처음엔 좀 막막했다. 그래도 해 볼 방법(insole-깔창)이 있는 게 다행이라 생각되었고, 이 정도 각도에 불편함 없으면 사는데 큰 지장 없다?(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남)는 교수님 말씀에 마음이 좀 편해지기도 했다.

병원을 나와 병원에서 알려준 의료기 회사로 갔다.

가자마자 보이는 코르셋 같은 보조기 모형들!! 늦게 와서 저걸 안 해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여우의 신포도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_-)

아이의 걷는 자세 등을 촬영하고 발 모양에 따라 틀 같은 걸 만들고 양쪽 발 깔창을 제작했다. 왼쪽 발 1cm이지만 깔창은 양쪽을 같이 맞춰야 한다고 했다. 보험도 안 되고 실비도 안 되지만 보조기보다는 저렴하고 착용도 수월하겠다 싶어 마음이 놓였다.

2~30분 지나서 깔창이 만들어졌고 신고 간 운동화에 넣고 바른 걷는 자세 운동법, 추후 해야할 운동에 대해 설명을 듣고 왔다.

한 달간은 매일 10분씩 일직선을 그려놓고 선을 따라가며, 발 보며 발뒤꿈치부터 걷는 연습하기, 그리고 매일 4~50분간 바른 자세로 전방보다 약간 높게 보며 걷기.

한 달 지난 후에는 4~50분간 야외에서 바른 자세로 전방보다 약간 높게 보며 걷기.

두 달 후에는 러닝 머신이라도 상관없으니 걷기.

러닝 머신은 아무래도 고개를 숙이고 걷게 되니 비추하는 것 같았다.

보조기는 휘어진 척추를 일시적으로 잡아주는 거고 더 중요한 건 운동으로 근육을 키워서 척추를 바르게 잡아주는 게 측만증에 장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깔창도 비슷한 원리일 듯하다.

그동안 아이 걷는 모습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휘어진 줄 몰랐던 게 너무너무 아쉽지만 이제라도 바른 자세로 꾸준히 운동하면 좋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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